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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폐특법 개정이 시기상조? 역사를 잊은 '적반하장'

  • 관리자 (mkvt)
  • 2020-10-05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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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5 (월) 18면

   
     
 
폐특법 종료시한 규정
기업 장기적 투자 막아
폐광지 활성화 걸림돌

일몰조항 삭제 개정안
주민들 조기 통과 사활
정부 신중한 고민 필요


물건을 훔치러 남의 집에 들어간 도둑이 주인에게 들켰다. 주인은 큰소리로 이웃에 도움을 청했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자 도둑은 몽둥이를 들면서 되레 도둑 잡아라 소리치며 피해자인 척 가장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이야기다.

조선 인조 때 학자 홍만종이 지은 '순오지(旬五志)'에서는 '도리에 어긋난 자가 도리어 스스로 성내면서 능멸하는 것을 비유한 말'로 풀이하고 있다. 대개 적반하장의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거나 또는 잘못을 인식했어도 인정하기 싫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적반하장은 잘못한 사람이 잘못을 빌거나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에 '기가 차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최근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 개정안 요구에 대해 정부가 취하는 모양새가 폐광지역 주민들에게는 '적반하장'의 '기가 찬 노릇'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10일 국민의힘 이철규 국회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폐특법의 항구화와 폐광기금 납부한도 상향 조정을 담은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 의원은 “2025년 12월31일 만료되는 폐특법의 일몰조항을 삭제해 항구화하고, 폐광기금 납부한도를 현행 순이익금의 25%에서 30%로 상향하거나 순이익이 아닌 매출액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폐특법 적용 시한이 아직 5년이나 남아 시한 연장 및 삭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변했고, 폐광기금 납부율 상향 역시 폐광기금 이월 규모가 1,900억원에 달하는데 상향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폐광지역 주민들이 폐특법이 만들어진 역사와 그 의미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몰염치한 태도'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다.

광부를 산업전사라 부르며 석탄 증산을 독려하던 정부가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내세워 하루아침에 폐광 정책을 주도했고, 단 8년 만에 탄광의 97%가 사라지게 만들었다. 1989년 41만명이던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인구는 2019년 말 기준 18만9,106명으로 급감했다. 일본은 30년에 걸쳐 산업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보완하며 주민들의 살길을 열어준 데 비해, 대한민국은 '국가'가 그것도 불과 몇 년 만에 광산촌 주민들의 생활기반을 모두 붕괴시킨 것이다. 폭발한 주민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만들었던 '폐특법'조차 새만금사업법, 제주특별법, 접경지역법 등 다른 특별법에는 없는 종료시한 규정이 존재한다. 10년이라는 한시적 시효가 기업들의 장기적 투자를 막아 폐광지역 경제진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폐특법의 시효를 그대로 두는 것이야말로 타 지역, 타 법률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

지역 사회단체들은 '국가 주도의 석탄산업 구조조정으로 피해를 입은 폐광지역에 국가가 응당 짊어져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하는 부당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폐특법이 종료되면 이 법에 근거한 내국인 카지노는 그날로 문을 닫아야 하고, 폐광지역의 일자리와 경제, 주민 생활에 미칠 파장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불 보듯 뻔한 결과를 놓고 시기상조를 운운하는 것은 또다시 국민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미 정선과 영월, 태백, 삼척 등 폐광지역 4개 시·군 사회단체들이 폐특법 개정안 조기 통과에 사활을 걸기로 하고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가 주창하듯 '국가 발전을 위해 큰 희생을 했던 폐광지역을 어떻게 하면 단단한 삶의 터전으로 끌어올릴까?'를 이제는 정부가 신중히 고민해야만 한다.
 
 
 

2020-10-5 (월) 18면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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